5년 차 개발자의 ‘두 번째 뇌’: 옵시디언(Obsidian)으로 지식을 자산으로 만드는 법

Author K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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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로 일하다 보면 매일 엄청난 양의 정보와 마주합니다. 새로운 프레임워크 문서, 스택오버플로우의 해결책, 회사 내부의 비즈니스 로직, 그리고 내가 짠 코드의 히스토리까지.

주니어 시절에는 이 모든 걸 머리로 기억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연차가 쌓일수록 깨달았습니다. 사람의 뇌는 ‘생각’을 하는 도구지, ‘저장’을 하는 도구가 아니라는 것을요.

기억에 의존해서 코딩하는 것은 마치 RAM(메모리)은 작은데 하드디스크 없이 작업하는 것과 같습니다. 컴퓨터를 끄면 다 날아가죠.

그래서 저는 저만의 ‘두 번째 뇌(Second Brain)’를 구축했습니다. 바로 옵시디언(Obsidian)을 통해서입니다. 오늘은 제가 왜 노션(Notion)을 떠나 옵시디언에 정착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지식을 ‘복리’로 불리고 있는지 공유합니다.

1. 폴더(Folder)가 아니라 링크(Link)로 생각하라

기존의 노트 앱(에버노트, 노션)은 ‘파일 캐비닛’ 방식입니다. [개발] > [JavaScript] > [Error] 처럼 폴더 안에 문서를 가둡니다.

하지만 우리 뇌는 그렇게 작동하지 않습니다. “아, 그때 그 에러? 작년 A 프로젝트 로그인 구현할 때 봤던 건데, 그때 B 라이브러리 충돌 문제였지?” 이렇게 기억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옵시디언의 핵심은 바로 ‘양방향 링크(Bi-directional Linking)’입니다. [[Next.js]]라고 대괄호만 치면, 관련된 모든 문서가 연결됩니다. 이 링크들이 쌓이면 나중에는 내가 의도하지 않았던 지식의 연결고리(Graph)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바로 통찰(Insight)이 만들어지는 순간입니다.

2. 개발자에게 옵시디언이 최적의 툴인 이유

저는 뼛속까지 개발자라 그런지, 옵시디언의 이런 특징들이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 로컬 기반 (Local First): 모든 데이터가 내 컴퓨터에 .md (마크다운) 파일로 저장됩니다. 서버가 터져도, 인터넷이 끊겨도 내 지식은 안전합니다. (Git으로 형상관리도 가능합니다.)
  • 속도 (Speed): 무거운 웹 기반 툴과 다릅니다. 누르면 바로 뜹니다. 코딩하다가 흐름 끊기지 않고 바로 기록할 수 있습니다.
  • 확장성 (Extensibility): 커뮤니티 플러그인이 방대합니다. 마치 VS Code에 확장 프로그램을 깔듯이, 내 입맛대로 기능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3. 5년 차 개발자의 실전 워크플로우

저는 옵시디언을 이렇게 활용합니다.

Step 1. 수집 (Input) – “일단 적는다” 개발하다가 에러를 만나거나, 회의 중에 중요한 내용이 나오면 ‘Daily Note(오늘의 노트)’에 빠르게 적습니다. 형식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일단 RAM(내 머리)을 비우는 게 목적입니다.

Step 2. 연결 (Process) – “맥락을 잇는다” 퇴근 전이나 주말에 노트를 정리하며 링크를 겁니다.

“오늘 발생한 Hydration Error([[React]])는 지난번 Server Component([[Next.js]]) 설정 문제와 유사하다.”

이렇게 적어두면, 나중에 React만 검색해도 과거의 삽질 기록과 해결책이 줄줄이 딸려 나옵니다.

Step 3. 생산 (Output) – “꺼내 쓴다” 새로운 기능을 개발하거나 기술 블로그를 쓸 때, 백지에서 시작하지 않습니다. 연결된 노트들을 모으기만 해도 이미 초안의 80%가 완성되어 있습니다.

4. 결론: 지식은 쌓는 게 아니라 연결하는 것

많은 개발자가 “공부할 건 많은데, 뒤돌아서면 까먹는다”고 한탄합니다. 그건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저장 시스템’이 없어서입니다.

옵시디언은 단순한 메모장이 아닙니다. 내가 겪은 시행착오(Troubleshooting)와 경험을 ‘재사용 가능한 자산(Asset)’으로 만들어주는 공장입니다.

지금 터미널에 똑같은 명령어를 또 검색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이제 여러분도 ‘두 번째 뇌’를 만들 시간입니다.

💡 Tip: 옵시디언 시작 가이드

  • 처음부터 복잡한 플러그인 깔지 마세요. 순정 상태에서 글쓰기와 [[링크]] 기능만 써보세요.
  • ‘Daily Note’ 기능을 켜고, 오늘 한 일을 한 줄이라도 적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 예쁘게 정리하려 하지 마세요. ‘연결’이 정리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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